천로역정(24)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디모데전서 6:11-12)
겸손의 골짜기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 계속 길을 가던 크리스천은 믿음씨를 만나 동행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순례의 길을 가는 동안 서로 자신이 겪은 일들을 주고 받으며 길을 걷다가 전도자를 만나게 됩니다. 전도자는 그동안 수많은 시험을 만났음에도 이를 믿음으로 이겨낸 두 사람을 칭찬하였고, 장차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면류관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격려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로 마귀의 방해는 계속 될 것이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하였습니다. 전도자의 말을 듣고 다시 순례의 길을 떠난 두 사람은 곧 전도자가 말한 그 마을을 만났습니다. 이 마을은 마귀 아볼루온이 세운 허영시장인데 천국도시로 가는 길목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도자는 두 사람에게 이 마을에 들어갈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들어가야 하며, 절대 방심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순례자들이 이 마을을 통과하면서 한쪽 눈은 천국도시의 왕을 향해 뜨고, 한쪽 눈은 이 마을을 향해 있다가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이 마을에 들어서자 곧 두 사람으로 인해 소란이 일어났습니다. 전도자의 말대로 크리스천과 믿음씨는 그곳에서 체포가 되었고 믿음씨는 그의 믿음을 간증하다가 결국 화형을 당해 순교하게 되었습니다. 믿음씨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한 증거를 하며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고 그의 달려갈 길을 마쳤던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믿음씨와 같이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첫째로, 우리가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려면 세상 죄악을 피해야 합니다.
크리스천과 믿음씨가 들어가게 된 허영시장은 물욕, 정욕, 명예욕이 많은 이 세상을 상징화한 마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허영시장에는 육신의 만족과 재미를 위해 쉼없이 돌아가는 곳입니다. 육신을 만족시켜 줄 모든 것이 다 있어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돈으로 다 살 수 있습니다. 세상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것들로 가득찬 곳이 바로 허영시장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마귀 아볼루온의 지배를 받고 있어서 자신들이 장차 지옥의 불구덩이 속에 떨어진다는 사실을 모른 채 세상 쾌락에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크리스천과 믿음씨는 전도자의 충고대로 세상 죄악에 한눈을 팔지 않기 위해 주변 상품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이 시장에 있는 상품에 눈길조차 주지 않자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사지 않음으로 시장을 방해했다고 그들을 고소하였습니다. 오히려 세상의 쾌락이 아닌 사랑과 기쁨과 같은 신령한 것을 사려고 한다고 하니까 시장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그들은 시장 사람들에게 큰 핍박을 받게 된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세상 죄악을 버리고 거룩하게 살려고 하면 세상은 핍박합니다.
왜 세상 방식대로 살지 않느냐고 조롱하기도 하고 욕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회사에 술자리에 가면 함께 술도 마시고 같이 어울리기도 해야 하는데, 함께 술을 마시지도 않고, 술을 거절하고, 아예 술자리를 피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은 욕하고 조롱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욕도 하고 거짓말도 하고 약한아이 왕따도 시키면서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악한 일에 함께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고 오히려 왕따를 시키기도 합니다. 비록 세상에서는 그들과 함께 죄악에 몸담지 않는다고 왕따를 당하는 일이 있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사람은 이런 세상 죄악을 피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믿음의 선한 싸움에서 이기는 비결인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가 믿음으로 낳은 아들 디모데에게 “오직 너 하나님의 사람아 이것들을 피하라”(11절)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이것들’이란 앞에서 언급한 재물에 대한 욕심이나 세상 정욕 등을 의미합니다. 사도 바울은 “이것들을 피하고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따르라”고 권면하였습니다. 여기에 언급된 덕목들은 모두 돈주고 살 수 없는 영적인 것들입니다. 재물욕과 명예욕과 정욕 등 잠시 육신에 만족을 주는 세상의 썩어질 것들을 피하고 영혼에 만족을 주는 신령한 것들을 추구하라는 말씀입니다. 이 세상의 삶은 나그네와 같이 지나가는 것입니다. 이 땅에 대궐 같은 집을 집고 천년만년 영원히 살 수 없습니다. 길어야 100년 내외 살다가 영원한 세계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았느냐 하는 것이 우리의 영원을 결정짓는 것입니다. 결코 세상 정욕을 따라 살아서는 안됩니다. 크리스천과 믿음씨와 같이 세상 재물과 명예와 쾌락에 눈길을 주지 않고, 오직 천국도시의 왕이신 주님만 바라보고 끝까지 순례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우리가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려면 순교를 각오하고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크리스천과 믿음씨가 시장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고소를 당합니다. 시장에서 아무 것도 사지 않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 시장을 방해했다는 게 고소 이유입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사기를 원하는 것은 천국도시의 왕께서 주실 수 있는 사랑, 기쁨, 화평, 오래참음, 배려, 만족함 등 진리에 속한 것이라고 증언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사람들에게 선한 증거를 하면 할수록 허영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세상이 주는 만족이 제일이라며 오히려 선한 증거를 하는 두 사람에게 사형 판결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끝까지 믿음을 지키고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려면 순교를 각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도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이라”(행 14:22)고 말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두번째 편지를 보내면서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 4:7-8)고 고백했습니다. 이와 같이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웠던 사도 바울이었기에 디모데에게도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받았고 많은 증인 앞에서 선한 증언을 하였도다”(12절) 당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영적인 전투 가운데 있습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무장하고 원수 마귀와 영적 전쟁에 들어가 진리의 말씀으로 싸울 때 우리의 대장되신 예수님께서 저와 여러분을 도와 주실 줄로 믿습니다.